17년만에 만나는 루피시아의 머스캣. 너무 좋았던 기억인데 비해 재구매의 기회가 쉽사리 오지 않았던 머스캣. 청포도사탕의 추억. 그 사이에 한국에도 샤인머스캣이 들어오면서 몇번의 유행이 있었고 이젠 누구나 머스캣하면 청포도를 떠올리게 되었다. 머스캣 냉침이야말로 익히 알던 여름의 맛이지.

달콤상쾌한 육즙이 느껴지는 인기 홍차 어쩌구. 당연히 아이스에 잘 어울린다고 되어있다. 애초에 냉침 많이 할 생각으로 들였습니다. 네네..

개봉과 동시에 청포도오오오오 하면서 루피시아의 풍선껌스러움이 폭발한다. 설렘 폭발. 평소보다 좀 더 신경써서 건엽도 찍어보고. 아쌈스러운 잎에 다즐링도 아닌것이 갈색갈색한 잎도 섞여있다. 향료만 가지고 어떻게 이런걸 만들지 싶은 모습. 당시엔 이 정도의 가향이 정말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300ml, 6g, 2.5분. 향은 정말 끝장난다. 곧장 냉침할 병을 꺼내둔다. 한입 호록. 똻!!!!! 이렇게 떫다고? 당황스러운 맛이다. 가향이 꽤 짙은편인데 수렴성이 머스캣 향을 다 잡아먹는다. 홍차가 자기 주장이 이렇게 강했었나. 침착하게 냉침을 3g, 6g 두 종류로 만들고 다시 333으로 우려본다. 확실히 떫다. 머스캣 너 많은 일을 겪었구나.

다음날 냉침을 마셔봐도 마찬가지. 심지어 6g 냉침은 아내가 쓰다고 할 정도였다. 정확히는 쓰진 않았고 그냥 떫었습니다. 냉침을 마시는데 혀가 오그라드는건 또 처음인거 같네. 3g은 그나마 나은데 기대했던 머스캣의 향이 너무 미미해서 실망스러울 지경. 100ml에 2g, 2분 우려서 얼음컵에 급냉한게 그나마 가장 밸런스가 맞았던 것 같은데 실망감은 어쩔수가 없다.

나 울어..

네가 변한걸까 내가 변한걸까

변해버린 전 여친을 만나도 이거보단 씁쓸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