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한신점에는 루피시아 지역한정이 세개나 된다는 소문이야. 그중에서 가장 먼저 집어든 벳삥상은 좀 망했다는 느낌이고 오늘은 그보다는 좀 더 러블리 할 것 같은 아메짱. 솔직히 아메짱이라고 이름을 붙여놓으면 당연히 이게 먼저 생각나지 않나 싶은데 너무 오타쿠에 고인물처럼 느껴져서 좀 슬프다.

정글은 언제나 맑음 뒤 흐림의 아메짱. 웨다상을 벳삥상으로 보면 될라나. 전혀 오사카 사람은 아닌것 같지만.

비를 뜻하는 아메가 아니고 알사탕을 뜻하는 아메라고 한다. 그래서 라벨 디자인도 사탕 파티. 오사카와 사탕이 무슨 관계인지 모르겠는데 일본에서 오사카 어머님들의 이미지가 가방에 사탕을 항상 소지하고 다니시는 그런 이미지라고 한다. 평범하게 한국 어머님들의 모습 아닌가 싶은데. 그런가하면 어린이도 안심할 수 있는 디카페인에 과일향 및 별사탕 넣었다고 적혀있다. 도대체 어떤 이미지인거야. 확실한건 ‘사탕’이라는 컨셉의 차라는 점.

개봉하면 역시나 풍선껌 루피시아의 세계가 펼쳐진다. 늘 알던 그 향. 건엽을 보면 꽤나 큼직한 오렌지페코 느낌의 잎차에 별사탕이 노랑, 파랑, 빨강색이 들어있다. 처음에 파랑, 빨강만 나와서 파란사탕 줄까 빨간사탕 줄까 뭐 이런 느낌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신호등 눈깔사탕 느낌이 되어버렸다. 시종일관 달달한 향으로 역시가 역시 하겠다는 느낌이 기대감을 상승시킨다.

300ml, 6g, 2.5분. 의외로 짙은 수색의 차인데 엽저가 너무 검은색이라 좀 무서울 정도였다. 지금봐도 충격적인 검은 잎. 아마도 가향되면서 뭐가 좀 변한거 같다고 생각하며 다시 한번 원산지를 확인해보면 역시나 스리랑카. 스리랑카에서 저런 무서운게 자란다니. 뭔지 아시는분 몇 년 뒤라도 좋으니 언젠가는 댓글 남겨주시길.

루피시아 딸기 가향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맛과 향. 홈페이지에서는 제품 설명이 이미 사라져버려서 확인하지 못했지만 홈페이지 설명 가져온듯한 자료에서 딸기와 레몬 가향을 했다고 봤는데 솔직히 레몬 가향은 어디로 날아가는지 잘 모르겠다. 달달하면서 수렴성 적은 차로 귀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진하게 마셔도 굿. 약간의 산미가 더 해진다. 로제로얄에 가까워지는 느낌. 베이스 차를 좀 더 느껴보고 싶은데 딸기향 뒤 어딘가로 잘도 숨어있어서 영 모르겠다. 그냥 순딩순딩한 느낌만 있을 뿐. 다시 한번 홈페이지의 확실한 정보가 궁금한데 루피시아는 진짜 툭하면 홈페이지에서 삭제당해서 판매중인 상품도 검색이 안될때가 종종 있다. 품번이 무의미한 지경. 이런건 좀 불만이다.

루피시아의 블랜딩은 항상 보는 즐거움이 크다. 아메아메아메리카노도 좋지만 무서운 엽저의 아메짱도 러블리한 맛과 향이 홍차에 별사탕이 들어있다니, 하며 놀라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귀여운 차였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