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이다. 더는 미룰 수 없다.
초복이라고 사내 식당에서는 메뉴가 된장찌개와 수육, 스테이크, 장어텐동, 닭다리 완탕면이 나왔다. 어느 메뉴 할것 없이 비오는 초복이라 평소의 세배 이상씩 줄을 섰다. 스테이크줄에 섰는데 30분이 걸려서야 배식을 받았다. 다들 지쳤는지 먹고 올라와서 거의 한시간을 떠들었다. 모기도 물렸다. 그렇게 나츠코이 급랭까지 마시고 돌아왔는데 귀찮은 일들만 잔뜩 생겼다.
내일 업무미팅을 하자고 해서 뭔가를 또 만들어야겠는데 너무 귀찮고 영 마음이 진정되질 않는다. 칼슘이니 비타민을 먹은 탓에 차를 바로 마시고 싶지 않았는데 도저히 진정이 되질 않아 따뜻한 물을 받아 개완에 벳핀상을 우렸다. 지난주말 부흐빈더 선생님의 후기소나타 다녀온 이야기를 올려볼까 하면서 슈베르트 즉흥곡 4번을 틀었다. 개완을 열어 한입 마시려는데 이건 무슨 가루녹차도 아니고 도저히 개완으로 마실 물건이 아니다. 그대로 버리고 다시백으로 새로 우렸다. 너무 화가나서 벳핀상 시음기부터 올릴까 하다가 사진 자르고 올리고 하기가 귀찮아서 말았다. 그러고보니 부쌤 공연도 사진에 가리고 확대할게 좀 많다. 그리고 내일 뭐라도 좀 보여주려면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그냥 간단하게 지금의 상황을 좀 적어보자 싶었는데 벌써 퇴근까지 30분정도 밖에 안남은것 같다.
더는 미루기 어렵겠는데 도저히 손이 움직이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