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티를 만드는데엔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오늘은 가장 클래식하고 오리지날한 방법으로 가보겠습니다. 물론 이 방법은 시간도 오래걸리고 굉장히 귀찮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추천할만한 방법인 이유는 그 차에 들어있는 향과 색을 가장 제대로 뽑아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차에 따라 냉침이 더 어울리는 차도 있고 기타 다른 방법이 더 어울리는 차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표준형’이라는건 존재하는 법이니까요. 우선 표준이 되는 방법을 먼저 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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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차 우리기

기본적인 차 우리는 과정은 평소의 홍차 우리는 방법과 흡사합니다. 오늘은 특별히 티포트를 ‘두 개’를 준비하도록 합니다. 이때 준비라 함은 꺼내서 뜨거운 물을 부어두는것까지를 말합니다. 새로 찬 수돗물을 받아서 거침없이 끓입니다. 물이 거의 다 끓을쯤 티포트 하나를 물을 비우고 차를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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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평소 우리는 양만큼 넣으시면 됩니다. 다른것은 우리는 시간을 평소의 3~4배로 늘이면 됩니다. (저는 평소 2분 30초~3분 우리던 차를 12분을 우렸습니다.)

2. 차 식히기

준비해둔 여분의 포트는 차가 다 우려질때까지 뜨거운물을 버리지말고 냅두는것이 좋습니다. 이것은 식은 포트에 차를 옮길경우 온도가 급격히 (어설프게) 식으면서 맛과 향이 변해버리기 때문입니다. 항상 말하지만 핫티에서는 온도유지가 아주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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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가 다 우려지면 여분의 티포트를 비우고 스트레이너(거름망)을 걸치고 조심스럽게 우러난 차를 옮겨 붓습니다. 만일 아이스티에 설탕을 넣어야겠다 싶으시면 이때 빈 포트에 설탕을 취향에 따라 넣어둡니다. 장시간 차를 우려냈기때문에 차 잎은 살짝만 충격을 줘도 부스러집니다. 마실때 티 찌꺼기가 섞여있으면 가루섞인 물을 마시는것처럼 목넘김이 구립니다. -_- 절대로 살살 따라 옮기도록 합시다. 사진에서 보듯 조심스럽게 따라내면 차 잎이 따라나오지 않아서 스트레이너에 걸러지는 차 잎이 많지 않습니다. 차를 옮긴후 15분정도 식혀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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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땐 포트에 아무것도 씌우지 마시고 그렇다고 선풍기를 불어주지도 마세요. 온전히 상온에서 천천히 식어가도록 두어야 합니다. 날이 많이 더운 경우 20분까지도 식혀주세요.

3. 얼음과 함께 섞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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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포트나 큰 용기에 잘게 부순 얼음을 넣습니다. 이 얼음은 마시는 용도가 아닌 단순히 티를 급냉하기 위한 용도 입니다. 얼음의 양은 우려놓은 차의 50%이상의 부피는 되어야 합니다. 3/4정도면 충분합니다. (사진에선 귀찮아서 부수다 만게 보이지만) 얼음은 가급적 잘게 부수어 놓은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이번경우엔 평소와 반대로 차를 ‘급’식혀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위에서 차를 식혀준 이유도 얼음으로 차를 차게해주는 과정을 최대한 짧게 하여 ‘급속냉동’ 시키기 위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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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급속냉동 하는 방법으로 차를 차갑게 해야 색이 탁해지거나 맛이 텁텁해지는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식은 차를 방정맞지 않게 살포시 따라줍니다. 차가 순식간에 차가워 지는것이 포인트로군요.

4. 서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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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과 섞인 차를 한두번 저어서 완벽히 차갑게 한뒤 머그컵등에 따라줍니다. 취향에 따라 컵에 얼음을 띄워도 되고 그냥 드셔도 됩니다. 윗 단계에서 잘게 부순 얼음이 차에 섞여있을 수 있는데 스트레이너(거름망)으로 잔얼음을 걸러서 컵에 따라도 되고 그냥 같이 마셔도 됩니다. 어디까지나 자기 취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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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차의 색을 보기위해 핫티를 마실때 쓰던 잔에 조금만 따라 보았습니다. 큰 변색없이 핫티와 같은 수색이 나오는걸 볼 수 있습니다. (와~ ‘ㅁ’)

시작에서 미리 말했듯 이 방법은 아이스티를 만드는 여러 방법중 ‘가장’ 번거로운 방법입니다. 하지만 가장 ‘표준’에 가까운 방법입니다. 이 방법으로 아이스티를 만드는 이유가 각 과정마다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과정에서 티팟에서 100도의 물로 우려줬기 때문에 ‘점핑’현상을 활발하게 하여 풍부한 맛과 향을 뽑아냅니다. 또한 식히기와 가느다란 얼음으로 급냉하였기 때문에 그 맛과 향을 비교적 손실없이 담아냈습니다. 차를 우리는것은 골든룰 시리즈에서도 언급했듯이 좋은 재료와 훌륭한 온도 제어에 그 성패가 달려있습니다. 보온과 급냉의 조화를 통해 맛있는 아이스티 만들어 드세요.

+

그래도 귀찮은건 어쩔수 없어.. OTL
찬물에 가루녹차 휘휘 저어먹는게 젤 편하고 좋더라. 엉엉.. ;ㅁ; <- 홍차당주가 할말이냐!

아참. 오늘 쓰인 차는 루피시아의 ‘다루마’라고 합니다. 시음기 코너에서 잘 뒤져보면 시음기적어둔게 나올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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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정석에 가까운 방식이라 [정공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이것은 ‘급랭법’이라는 정식 명칭이 있습니다. 방법의 이름보다는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스티를 만드는지가 더 중요하므로 본문에서 딱히 언급하기 보다는 그냥 더하는 글로 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