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시음기 공유를 하려다가 뭔가 홈페이지를 공개하긴 좀 쑥스러워 즉흥적으로 새로 블로그 하나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메이저가 아니고 내 글만 공유하기 딱 좋은곳. 일단 본진에 비해서 가벼운 느낌이어야 하니까. 그래서 브런치에 들어가게 되었다. 처음엔 이름이 미디움인지 브런치인지도 햇갈렸는데 그래서 작가명이 미듐레어가 되었다. 진짜 그냥 의식의 흐름대로 계정을 만들고 써두었던 시음기를 복붙했는데 발행버튼을 눌렀더니 어디론가 신청폼으로 나를 인도했다. 대충 쓰고나서 신청을 눌렀다니 뭐라구요? 심사?!

브런치가 이런 분위기인줄 몰랐다. 분위기 파악 대 실패. 한바퀴 둘러보니 갑자기 나만 개그캐가 되어 있었다. 여기 다들 진지하시네.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진행시켜보기로 했다. 너무 대충냈던 신청서에도 몇 글자 더 추가했다. 하다보니 총괄에서 재촉해서 억지로 구색맞춘 세부과제 신청서 같지만.

막상 신청은 그렇게 했지만 자고 일어나니 좀 쫄린다. 대부분 탈락하고 몇 수를 한다고 하던데 아니 블로그 하나 여는게 왜 이렇게 어려워요. 뭘 더 써보고 싶은데 추가할만한 내용이 생각나질 않아 냅뒀다. 갑자기 분위기 3억 과제 발표 기다리는 심정.

결과 기다리기가 고역이어서 브런치 심사 기간 뭐 이런거 검색하면서 야 이거 되겠냐 하고 있을때 갑자기 알람이 떴다. 엥 작가가 되었다는거 같은데? 그렇게 약 18시간만에 심사 통과.

그간 쌓아둔 블로그 내용과 과제신청 짬바가 고속합격의 비결인것 같다. 그렇게 시작된 브런치.

기념겸 기록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