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되면 무슨 할 말이 있었는지도 까먹곤 한다
늦은 저녁 집에 들어와 아버지와 출국 전 마지막 저녁으로 치킨을 먹었다. 먹던 중에 비가 오기 시작해서 창문을 닫고 에어컨을 켰다. 아홉시반 비행기라 다섯시반쯤 집에서 출발하려다가 부랴부랴 공항택시를 예약했다. 도저히 소나기를 뚫고 전철역까지 갈 엄두가 안 나서. 정리하고 서로 자려고 보니 이미 열한시가 훌쩍 넘었다.
오늘은 회사에서 뭔가 적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일은 전혀 되지 않았고 그냥 뭔가 정리하고 싶었다. 11시 반부터 1시 반까지 두시간이 넘게 핸드폰 데이터가 터지지 않았다. KT만 그랬던 것 같은데 너무 답답해서 힘들었다. 최근 아이패드가 버벅여서 아이패드를 새로 사고싶고 어쩌고 했는데 데이터가 안터지니 무용지물인거 같기도 하고 그럼에도 하나 할까 싶기도 하고.
나는 뭘 하고 있었던걸까, 뭘 하고 있나. 그냥 어딘가 정체되어 부유하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