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으로 글을 작성하고 나니 그 다음 과제가 생각이 났다. 아무래도 소통이 부족해서 뭔가를 쓸 맛이 나질 않는것 같았다. 마지막 댓글이 5년전이니까. 요즘 세상에 누가 개인 홈페이지에 들어와 댓글을 남기겠나. 소셜미디어의 시대를 넘어 숏폼을 공유하는 플랫폼만이 생명력을 갖는 시대 아니던가. 그런면에서 트위터같은 140자를 모아 사이트를 운영했던건 퍽 잘했던 일 같다. 사이트를 통해 페북공유까지 했었던 영광의 시대. 그걸 다시 살려보자고 새로이 플러그인을 검색하고 페이스북 그래프api를 뒤져보고 별 짓을 다 하다가 네다섯시간이 흘렀다.
열심히 찾은 보람도 없이 페이스북의 댓글을 긁어 사이트에 입력하는 방식은 보안이슈로 이젠 안된다. 허탈했다. 여우의 신포도같은게 아니라 페북에 공유한다고 갑자기 안되던 소통이 되고 그러는것도 아닌데 소중한 시간을 어디에 쓴건지. 정리해야할 컨텐츠가 산더미다. 갑자기 찾아온 현타.
생각해보면 지난 시간 글을 안썼지 소통이 안된게 아니다. 애초에 소통이 주된 목적도 아니었다. 댓글을 긁어오는게 그렇게 중요하면 나중에 긁어도 될 일이다. 도구가 없어 소통을 못한게 아닌데.
환경이 셋팅되지 않으면 도무지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 그건 사실이다. 스피커가 후지면 음악들을 맛이 안나고 그런거야 인지상정이지. 하지만 나이가 들고보니 이젠 환경을 갖출 시간이 없다. 소화해야할 컨텐츠는 늘어나고 소화력은 떨어졌으며 더군다나 시간도 없다. 컨텐츠를 정제해서 다듬어두어야 한다.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면 그대로 환경을 받아먹을 수 있도록. 도구를 잃어서가 아니라 컨텐츠를 버려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