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틀이 지났나 아무튼 며칠째 생각이 나서 일기 같은 글이 될거 같지만 남겨본다.

앞에 뭔가 다른 내용의 꿈이 더 있었지만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고 아빠가 엄마 유골함을 가지고 한국에 오겠다고 연락을 했던걸로 봐서 뭔가 꿈속의 페러럴 월드인가보다. 아빠 전화를 끊고나서 문득 눈물이 나기 시작했고 이내 통곡을 했다. 아마 5월 이후 처음인거 같다. 아내가 후다닥 와서 위로를 해줬고 나는 계속 통곡했다. 그러다가 잠에서 깼는데 보통 그 정도 울면 실제로도 울면서 깰텐데 그냥 숨만 가쁘게 쉬면서 깼다. 내가 마음놓고 울곳이 꿈속 뿐인가 하는 생각에 급격히 우울해졌고 그대로 다시 잠이 들었다. 아니, 일부러 잤다. 분풀이 하듯 서너시간을 낮잠을 잤다.

내가 운다고 뭐라 할 사람도 없고 오히려 다들 이해해줄텐데 이상하게 나는 눈물이 나지 않는다. 사실 아무런 격한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하나. 그럴 수 없으니, 그래봐야 소용없으니 그냥 하지 않기로 한것 같다. 정신적으로 잠금장치가 되어버린걸까. 반면에 모든 열정이 식어버린 기분이다. 몇 주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이다. 모든 열정이 식어버린 뒤에는 무엇이 남는가. 새로운 불씨가 들어와 다시 타기까지 얼마나 많은 환기가 필요한걸까. 다시 불이 붙을 수 있을까.

가벼운 정도지만 우울증과 공황이 지난 몇년간 마음 깊은곳에 슬그머니 그림자를 비추고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이 떨어지면 그게 우울증이라고 하던데 스트레스에 대해 큰 반응이 없는 사람이다보니 증세없이 모든게 그냥 흘러가고 있나보다. 모르는 사이에 나의 열정은 산소 부족으로 불이 사그라들듯 차오르는 스트레스에 점점 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