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빨리 만나고 싶어
최근 성수동의 핫한 브랜드. 묘차의 계화우롱이다. 동네 주민분과 서너 종류 시켜서 나누었는데 그러다 보니 계화우롱은 포장이 없다. 지퍼백에 밀봉해 주셨는데 다 마시는데 일주일이 채 안 걸렸다. 조금 민망하네. 하지만 티백 예닐곱 개 금방이지 않나요.
계화가 많이 부스러진 건지 아무튼 좀 잎이 작아 보인다. 우롱차가 말려있어서 적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양이 적지 않다.
연녹색의 차분한 수색이고 두 번 정도 우려먹기 딱 좋다. 맛이 생각보다 달달한 편으로 계화향이 짙은 느낌은 아니고 캐모마일의 달달함과 비슷한 톤이다. 이 부분이 오히려 재미있게 느껴진다. 흔히 떠올리는 흐드러지는 계화향이 아니라 은은한 단맛이라 예상을 벗어난다.
우롱 블랜딩이라면 확신의 아이스티. 우롱이라 밤새 냉침하는 건 살짝 긴 느낌도 있는데 홍차마냥 약 8시간 냉침하니 수색이 참 짙다. 일부러 물을 살짝 늘려서 넣어두었는데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우롱차도 적당했고 계화 단맛도 잘 나서 좋았다. 진하게 우려서 급랭 두 번쯤 마시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었다. 만드는 방법이나 온도를 크게 타지 않고 일정한 맛과 향을 내주는 취급이 쉬운 차 중 하나였다.
찻잎이 펴지면서 급격하게 빵빵해지는 티백. 한번 뜯어봤는데 잎도 제법 실하고 많이 들었다. 우려내고 보니 계화가 적은 느낌. 어쨌든 국산브랜드로서 묘차는 참 매리트가 있다. 여름여름한 기분을 잘 살려준 짧게 만나 아쉬웠던 묘차 계화우롱.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