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hur Rackham 아서 래컴 (1867-1939)

Undine (1909)

들어봐요! 들어봐요! -나 옹딘이예요, 창백한 달빛에 비친 당신의 마름모꼴 유리창에 물방울을 흩뿌려 울리게 하는 것은. 그리고 여기 물결무늬 로브를 걸친 성의 여주인이 발코니에 서서 별이 빛나는 밤과 잠든 호수의 아름다움을 바라보고 있어요. 물방울 하나하나가 흐름 속을 헤엄치는 물의 요정이고, 흐름의 하나하나가 나의 궁전으로 구부러진 오솔길이예요. 나의 궁전은 물로 만들어져, 호수 밑바닥, 불과 흙과 공기의 삼각형 속에 있답니다.

들어봐요! 들어봐요! 나의 아버지는 푸른 오리나무 가지로 물을 찰랑거리고 계시죠, 그리고 나의 자매들은 물거품의 팔로 풀과 수련, 글라디올러스가 우거진 섬들을 쓰다듬고, 수염을 드리우고 구부정하게 강물에서 낚시하는 버드나무를 놀려대지요.

속삭이는 노래로 그녀는 나에게 청하였다. 그녀의 반지를 받아 내 손가락에 끼고 옹딘의 남편이 되어 그녀의 궁전에 와서 호수의 왕이 되라고. 내가 인간의 여성을 사랑하고 있노라고 대답하자, 그녀는 샐쭉해져서 투정부리고 잠깐 울고나서는, 갑작스레 소리내어 웃으며 소나기가 되어 나의 푸르스름한 창문을 타고 하얗게 흘려내려서는 흩어져 버렸다.

옹딘(운디네의 프랑스식 표기) – A. 베르트랑(1807-1841)의 시

ps.전설에서, 운디네는 인간과 사랑에 빠지면 인간의 영혼을 가질 수 있지만 그 상대가 배신을 하거나 물을 모욕하면 인간의 영혼을 잃어 버리고 다시 물로 돌아가야 하는 그런 존재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