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엔 수영장을 간다. 다른 수영센터를 다니다 이번달부터 집앞에 있는 백화점 수영장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첫날은 수영장에 갔다가 영서를 보았다. 학교에서도 같은 반인데 수영도 같은 반이 되었다. 1학기부터 애들이 맨날 놀렸다. 같이 서예학원도 다니고 총정리 문제집 모둠도 같이하고 매주 회의도 같이 간다고 놀렸다. 그때도 영서가 나한테 인사를 안하거나 모른척을 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수영장에서 영서는 나를 보고도 아는척을 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학교에서도 요즘엔 나한테 장난도 잘 안친다. 뭐 백마녀 기집애가 요즘들어 자꾸 더 놀리니까 나는 영서가 모른척 해주는게 고맙기도 하다.
    선생님이 오시고 준비운동을 하는데 영서가 나를 보고 있었다. 안보고 있었던척 고개를 앞으로 돌렸지만 나는 봤다. 어차피 아는척도 안할꺼면서 왜 자꾸 보는건지 모르겠다. 그러더니 수영을 하면서는 물도 먹었다고 하는것 같다. 남자면서 나보다 수영도 못하고 참 바보같다. 이전에는 문제집도 나보다 두개나 더 틀렸다. 천천히 풀어야 틀리지 않는다고 이야기 해주는데 백마녀가 또 놀렸다. 챙피해서 괜히 울었다. 울고나니까 울었던게 더 챙피하긴 했지만.
    며칠뒤 서예학원에 들어갔는데 영서가 있었다. 동준이랑 동영이랑 같이 한자를 하고 있었다. 나는 한글을 한다. 원래 할머니는 한자를 가르치는데 우리엄마가 한글을 가르쳐 달라고 했다. 할머니가 자리가 없다면서 동영이 옆에서 쓰고 있으라고 했다. 동영이가 자꾸 괴롭혀서 연습을 방해했다. 동영이가
    “너 영서랑 수영 같이한다면서, 너 자유형한다며? 오, 수영좀 하는데.”
하면서 무시하길래
    “내가 영서보다 잘해.”
라고 말해주었다.
    “내가 왜 너보다 못하냐?”
하면서 영서가 발끈 하길래
    “너 맨날맨날 수영하면서 물먹잖아.”
라고 놀려주었다. 얼굴이 빨개져서
    “아니야, 안먹어!”
하면서 영서가 또 우겼지만 동영이랑 동준이는 영서를 막 놀렸다. 남자애들은 왜 저러고 노는건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