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왜 자꾸만 혜정이를 쳐다보게 되는건지 알 수가 없다. 지우개 따먹기를 하다가도 혜정이의 목소리가 들리면 자꾸만 그 쪽을 쳐다보게 된다. 어제도 동준이놈이 내가 힐끔 혜정이를 보는 사이에 자기 지우개를 살짝 올려놓고는 이겼다고 우기는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 동영이가 증인이라면서 동준이편을 들지 않았으면 새로산 300백원짜리 지우개를 그렇게 쉽게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원래 다른 애들보다 혜정이를 더 많이 쳐다보기는 했었다. 저번학기에는 같이 남자반장 여자반장도 하고 전교어린이회의 갔을때도 항상 같이 앉아서 얘기도 하고 그랬었다. 그런데 얼마전 선생님이 추석때 시골에 가지 않는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을때 혜정이가 손을 들고 자기네는 추석때 서울에서 다 모인다고 그랬을때 부터 이상하게 혜정이가 신경이 쓰인다. 추석때 할아버지가 선물로 주신 서예붓도 왠지 동영이보다는 혜정이에게 자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자꾸만 혜정이에게 말을 하고 싶은게 여간 거슬리는게 아니다. 왜냐면 그 추석때쯤 부터 모두들 내가 혜정이가 붙어있기만 하면 괜히 놀리기 때문이다. 저번주에는 혜정이랑 같이 문제집을 풀고 있었는데 백마녀-백진희를 우린 그냥 백마녀라고 부른다. 째려보면 정말 무서운것이 진짜 마녀일것 같다.-가 괜히
    “얼래리 꼴래리 혜정이가 영서좋아한데요.”

하고 놀리는 바람에 혜정이가 울었다. 혜정이랑 백마녀는 왜 맨날 그렇게 싸우는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날 백마녀는 정말 마녀라서 혜정이를 괴롭히는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