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토론토의 모처에서 토플을 스케쥴해둔 날이었다.

나와있는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해서 약정서를 쓰고 안내원을 따라 시험장엘 들어갔다.

한국에도 왜 전문학원인데 수료하면 전문대학 학위를 주는 그런곳이 있지 않던가. 시험장은 뭐 이를테면 그런 곳이었다.

문제는 역시 토플시험 전문장이 아닌지라 시스템이 초콤 개판이었다는것.

시험장내에 수속컴퓨터가 있어서 일찍 시험을 시작한 사람들은 뒷사람들에 의해서 계속 방해를 받아야했다. 분명 8:30분까지 도착하게 되어있고 시험 시작이 9시로 정해져있음에도 늦게온 사람까지 다 받아서 수속해주고 모자란 의자 밖에서 가져와 놔주고 그 과정에서 난 첫번째 리딩지문을 해나가는 20분 내내 방해를 받아야했다.

더욱이 문제였던건 그 다음 섹션인 리스닝이 진행될때였다. 리딩섹션 내내 감독관들이란게 계속 시험장을 들어왔다 나갔다 하질않나, 하나는 아예 옆쪽에서 메신저 – 물론 무슨 사무를 보는것일수도 있고 그저 타이핑을 좀 하는것 뿐이라고 말할지 모르겠으나 집중력이 워낙 약한 나로썬 꽤나 방해가 되는 행위 – 를 하는것 같았고 암튼 계속 신경 거슬리더니 리스닝 섹션에서는 아예 다른 사람들 컴퓨터가 하나둘씩 다운되거나 토플테스트 프로그램이 프리징하기 시작했다. 당사자들이 술렁거린건 물론이고 그거 해결한답시고 감독관 애들은 어디 전화해서 계속 떠들어대고 아주 난리도 아니었다. 헤드셋 넘어로 간간히 들려오는 전화통화소리와 대화소리, 리딩섹션 말미와 리스닝동안 아주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아마 리스닝이 중간쯤 갔을때였나, 너무 집중이 안돼서 ‘차라리 내것도 얼어버려라’ 라고까지 생각했다. (토플은 한번 시작하면 중간 쉬는시간까지 30초 이상의 짬도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정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 감독관에게 말거는것도 시간이 아깝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답을 클릭하고 다음문제로 넘기는 순간 드디어(?!) 프로그램이 얼어버렸다. 인터럽트 상황을 알려주고 나서야 겨우 정신을 가다듬고 있는데 한 10분정도 있다가 겨우 시험이 재개 되었다. 해서 리스닝을 딱 하려는 찰나, 저쪽에서 감독관이 칠판에 뭘 적더니 뭐라뭐라 떠드는것이다. 보고싶긴 한데 이거 젠장 일단 문제를 듣긴 들어야겠고 해서 겨우 그 파트를 끝냈더니 리스닝섹션 끝나고 10분 쉬는 시간이 뜨더라. 그래서 칠판을 보니까 ‘시험을 중단하고 다른날 재시험을 희망하는 사람은 이름과 연락처를 남기고 가세요’란다. (물론 영어로 써있었다.) 어쩔까 생각하다가 이렇게 방해받은 시험성적이 좋을리 없을것 같고 뒤에 스피킹섹션 보고나면 또 쉬는시간없이 바로 라이팅 뜨다가 아주 시험이 끝나버릴것 같아서 – 그렇게 되면 재시험 요구는 물거품이 되니까 – 그냥 이름과 연락처 남기고 나와버렸다.

어차피 오늘은 탐색전삼아 가본거니까.. 싶긴 하지만 그래도 좀 짜증나는건 어쩔수 없다. 게다가 다음시험도 그 장소에 스케쥴되는게 못내 불안해. 담번엔 맘먹고 그냥 시험시작시간에 맞춰가야겠다. 아님 일찍가더라도 다른사람들 다 시작하고나서 시작을 하던지. 안그래도 집중력 별론데 주변에서 인터럽트 들어오니 아주 미칠지경이었다.

아… 젠장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