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으쓱으쓱

이것은 저의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저에게도 처음으로 여자친구가 생겼던 그날이 있었습니다.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큰 미스테리는 이것이었습니다.

‘저렇게 괜찮은 애가 왜 나를?’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여자 앞에 선 내 모습이 어찌나 작아 보이던지요. 그러다 보니 자연히 저렇게 괜찮은 여자가 나를 왜 좋아하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의심할 여지도 없이 그녀는 저를 ‘좋아한다’라고 여러 차례 확인을 해 주었고, 믿기지 않는 그 놀라움은 기쁨으로 바뀌곤 했습니다.

회상하건대 그 당시의 제 모습은 요즘 말로 찌질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녀와 제가 수업을 듣던 – 네, 무려 CC였습니다. – 강의실로 가는 길에 캠퍼스를 둘러보면 정말이지 저보다 훨씬 멋지고 잘생긴 애들이 널려 있었고, 내 모습을 보았을 땐 아무런 매력을 스스로 찾아낼 수 없었습니다. 신기한 것은 그런 찌질한 내 모습에 슬몃 움츠러들다가도 이상하게 그녀의 고백을 떠올리면 가슴이 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녀에게 선택받은 멋진 남자였던 것이지요. 저에게 처음으로 여자친구가 생겼던 그 늦봄에, 저는 한없이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쳤었습니다.

다시 돌아가자면, 이것은 저의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조금 다른 첫사랑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오늘도 “예수 나의 첫사랑 되시네”하는 찬양을 했습니다. 가족 이외에 처음으로, 아니 어쩌면 가족보다도 더 먼저 나에게 ‘사랑한다’말씀하신, 지금도 끝없이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저는 여전히 그분이 왜 나를 사랑하시는지 알지 못합니다. 이해하지 못할 사랑입니다. 하지만, 그 사랑을 의심할 여지도 없이 그분은 저를 ‘사랑한다’라고 늘 이야기하십니다. 믿기지 않는 그 놀라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저는 때때로 좌절하고 낙심될 때가 있습니다. 아니, 때때로가 아니라 인생 대부분이 그러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랑을 알게 된 이후로, 그리고 이 사랑이 정말 믿어지기 시작하면서 내 모습을 보며 주저앉고 넘어져 있다가도 이 사랑을 떠올리면 어느덧 가슴이 펴지고 다시 힘이 나기 시작합니다. 내가 더 잘나지고 주변의 어려운 문제들이 해결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나를 사랑하는 그분이 계시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그렇게 됩니다. 어쨌든 저는, 그분에게 선택받은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이지요.

남들 보기에 초라하고 남들 보기에 패배자인 게 어떻습니까. 남들보다 훨씬 뛰어나고 대단한, ‘어떻게 저렇게 대단한 분이 나를 사랑하지’싶은 아무리 이해해보려 해도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난 분이 나를 사랑하는데요.

이것은 저의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비밀을 더 알려 드릴게요. 그분이 당신을 보면서 말씀하십니다. 사랑한다고. 아무리 당신이 피하고 부정해도 그분은 끝없이 말씀하십니다. 당신에게, 사랑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