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내 주변에는 ‘중경삼림 같다’는 형용사가 정착되었다. 내가 워낙에 주변이 한적한 사람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형용사를 쓰고 있으리라 추측해 본다.

이 말은 왕가위 특유의 저속촬영, 중심인물은 가만히 있고 주변인물들이 휙휙 지나가는 효과 때문에 생겨난 형용사이다.

특이하게도 전혀 반대의 경우에 쓰이는 ‘중경삼림 같다’는 말. 이것은 나는 한가한데 주변이 바쁜 때, 아니면 반대로 나 자신이 무척 바쁜 상황을 지칭한다.

하지만 ‘중경삼림 같다’라는 말은 단순히 이러한 상황들을 객관적으로 지칭하는 것을 넘어 약간의 ‘비애감’과 ‘고독감’을 담고 있다.

그만큼 중경삼림이 여러 사람 사이에서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왠지 모를 외로움과 허무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정서를 적확하게 이미지화했음을 증명하는 말이다.

오늘도 나의 하루는 중경삼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