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가오리

하루키를 봐주기엔 너무 마음이 지치고 류의 상상속으로 들어가기엔 체력이 딸리고 바나나를 읽기엔 무언가 더 깊은것을 갈망하게 되는 날이 있다.

그런날엔 에쿠니의 글을 읽는다. 아무런 준비없이 그냥 풍덩 뛰어들어도 심장마비 걸리지 않을정도의 적당한 온도와 무심코 지나가면서도 충분히 볼거리가 있는 무뚝뚝한 배려.

그런데도 가다보면 군데군데 보이는 징검다리와 난간들이 마냥 행복하게 해주니까..

가오리의 소설은 그런거다.

이를테면 무언가 맛있는것을 먹고는 싶은데 직접 해먹기엔 귀찮고 시켜먹기엔 재미없는 그런 애매한 상황에 누군가 차려준 메인디쉬같은거.

나에게 가오리는.. 그런 친절한 영양주사 같은것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