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처럼 안도현 시집을 꺼내들었다.

내가 만든 안도현시집. 내가 프린트해서 문방구에서 분철한..

나만의 안도현시집.

별빛은 나에게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해라’

라고 말해주고..

제비꽃에 대하여는 나에게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하면서 말을 걸어준다.

그대에게 어둠이 되어 주겠다고, 내 스스로 길이 되어 그대에게 가겠다고.. 내 시집은 아직도 말하고 있다.

바보같긴.

김수영님이 그랬었다.

‘어디에든 닿기만 하면 녹아버리는 눈. 그때쯤 해서 꽃눈이 깨어났겠지요.

때늦은 봄눈이었구요, 눈은 밤마다 빛나는 구슬이었지요.

나는 한때 사랑의 시들이 씌여진 책을 가지고 있었지요. 모서리가 나들나들 닳은 옛날 책이지요. 읽는 순간 봄눈처럼 녹아버리는, 아름다운 구절들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작은 책이었지요.’

오늘도 읽고나면.. 봄눈처럼 닿자마자 없어져버리는..

그 안타까운 글들을 나는 읽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