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역시 편리하다.

솔직하게 이야기해보자.

2년전 일이다. 2년만에 들어간 한국은 참 많이 변해있었다. 무엇보다도 신기했던건 지하철이나 버스안 풍경이었다. 모두들 조그마한 기계를 들여다보며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는 모습이 너무 신기했다. DMB가 보급되기 직전에 한국을 떴다가 괘나 보급이 된 후에 돌아온 한국의 풍경이 정말 생소했다. 그리고 들었던 생각 ‘저 조그만 화면으로 뭘 그렇게 보려고 애쓰는거지?’

시간은 조금 더 흘러 1년 뒤의 이야기이다. 아이폰이 등장했다. 소위 IT계통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열광했다. 아이폰의 떡밥은 거대했고 아무리 뜯어먹어도 없어지지 않을듯 했다. 풀브라우징, 여러가지 어플리케이션의 휴대화. 그때 내가 했던 생각은 단 하나였다. ‘난 아이북을 항상 들고 다녀서 전혀 필요를 못느끼겠는데 왜들 호들갑이지?’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나서 4년간 사용했던 512Mb의 mp3가 여러가지 문제를 일으켜 mp3를 바꾸려 하던 무렵, 핸드폰을 부숴먹었다. 상황상 mp3와 핸드폰을 모두 갖기 위한 대안으로 아이폰을 선택했다.

노트북이 생각보다 충분히 휴대용이지 않더라고

내가 사용했던 노트북은 애플의 12인치 아이북이었다. “애플빠로구만, 그러니 아이폰 좋다고 그러겠지.” 라는 이야기가 나올법 하지만 어디까지나 ‘스마트폰’이야기이니 그걸로 딴지걸지 말자. 거두절미하고 내게 아이북은 정말 좋은 노트북이었다. 아마도 12인치 이하의 사이즈 노트북을 항상 휴대해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있을것이다. 지천에 널린 무선인터넷으로 언제든지 인터넷이 가능하고 어디서든 원하는 때에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핸드폰으로 깨작거리는거? 흥, 노트북이 최고지.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생각은 아이폰 사용이후 완전히 바뀌었다. 이메일확인, 일정확인, 각종 정보 확인이 주머니 안에서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노트북을 열어둔채로 손에 들고 다녀야 할수 있던 일들이 이젠 휴대폰으로 모두 가능해진것이다. 본인은 노트북을 약 3년간 거의 항상 휴대하고 다녔다. 특별히 필요한 일이 있어서? 아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안들고 나가는 날엔 꼭 필요한 일이 생기더라. 정말 신기하다.

물론 이런 실시간 기능이 굳이 필요하냐고 묻는 사람도 많을것이다. 대답하자면 굳이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상상 이상으로 편리하다. 바로 옆에 노트북이 있는데 굳이 스마트폰으로 낑낑거리는건 미련하다. 하지만 바로 옆에 노트북이 없는 상황은 충분히 많다. 단적인 예를 들어보자. 어느날 수업이 있어 학교를 갔는데 주차장에 자리가 없었다. 이런경우 적어도 10분은 기다려야 자리가 나서 주차를 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5분을 걸어 강의실에 간다. 막 기다리기 시작했을때 핸드폰에서 이메일 알람이 울린다. 교수의 휴강알림 메일이다. 당장 20분이라는 시간이 절약되었다. 좀 더 절실했던 예를 들어보자. 수련회때문에 운전을 하고 있었는데 뽑아온 지도에 나온 길이 전혀 보이지가 않았다. 당연히 당황했고 약 15분을 그 주변에서 뱅글뱅글 돌았다. 구입한지 얼마 안되어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아이폰을 전화를 걸기위해 꺼내들었는데 이게 왠걸, 지도 기능이 있었구나. 그날밤 지도를 확인하고서야 제대로 길을 찾아 그곳을 빠져나왔다. 뭐라고? 네비게이션 달면 된다고? 그건 공짜야?

있으면 좋고 없으면 불편한게 도구. 편한데 안쓸 이유는 없으니까

개인적으로 노트북은 데스크탑을 대용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가지고있다. 하지만 노트북 없이는 일상 업무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 노트북을 구입했다. 그게 3년전이다. 버티다 버티다 구입했다. 1년전 아이폰을 구입했다. 스마트폰이 필요해서는 아니었다. 단지 mp3기능이 제일 좋은 휴대폰을 구입했을 뿐이다. 여전히 노트북이 없으면 도서관에서 공부하기 불편하고 밖에서 글쓰는게 힘들다. 하지만 더이상 수업시간에 모르는 단어를 찾겠다고 노트북을 열지 않고, 처음 이사온 동네에서도 길을 헤메이지 않으며, 이메일을 기다리느라 무선인터넷에 묶여있지 않고, 한순간 확인하면 될 정보를 얻기위해 무선인터넷이 되는곳으로 이동해 가방에서 꺼내고 열어야하는 불편함도 잊었다.

디바이스의 본질이 그런거다. 필요한 사람에겐 한없이 편리한게 도구이다. 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사람에겐 한없이 성가신것이 도구의 기능이다. 친구들이 “아이폰 사고싶은데…”라고 하면 일단 말리고 본다. 모든 연락처가 컴퓨터에 정리되어있고 일정관리를 컴퓨터로 하고 있으며 이메일은 클라이언트로 바로바로 받아보는 편인 사람에게만 추천할 생각이다.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에겐 그저 사치품일 뿐이니까. 아니면 이런 기능들이 상식이 될때까지 적응하지말고 기다리는것도 방법이다. 요즘에도 노트북없이, 휴대폰없이 잘만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러니까 스마트폰

다시 논점으로 돌아가보자. 노트북도 있는데 왜 꼭 스마트폰인가? 그 이유는 여기에 있다. 노트북은 항상 열려있지 않다. 모르긴 몰라도 스마트폰보다 베터리 수명도 짧을것이다. (경험상 그렇다) 그리고 무선 인터넷보다는 휴대폰이 사용가능 지역이 훨씬 넓다. 스마트폰이면 장땡인가? 그건 아니다. likejazz.COM의 글에 나왔듯 스마트폰은 컴퓨터를 완전히 대신하지 못한다. 당연하다. 스마트폰도 결국은 휴대전화이니까. 손컴퓨터가 아니라 손전화인 이상 이 대답은 언제나 NO일것이다. 그럼에도 스마트폰? 이 대답은 각자에게 달려있다. 나는 이 부분에 가장 무게를 두고싶다. 스마트폰이 당신에게 필요한지 아닌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상황에 달려있다. ‘신기해보인다’, ‘탐난다’는 필요가 되지 못한다. ‘나에게 필요한 기능인데?’싶으면 구입해라.

얼마전 영화 <섹스 엔 더 씨티>에서 나온 장면이다. 사만다가 내민 아이폰을 보고 캐리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I don’t know how to work this.” 그걸보고 약 1분간 웃었다. “뭐야 이거 어떻게 쓰는거야”라는 이야기를 수십번도 더 들었던 나로썬 그야말로 자지러지는 부분. 이 장면으로 길게 떠든 글을 마칠까 한다. 캐리는 앞으로도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을 것이다. 미스터빅이 “뭐야, 아까 보낸 이메일 아직도 확인 안했던거야?” 라고 말하기 전까지는. 아니, 실시간으로 방에 있는 컴퓨터에 저장되는 메모지가 필요하기 전까진 구입하지 않을지도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