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전의 내가 남겨놓은 것들을 보았다.

그때 나는.. 내가 부쩍 컸다고 생각했던것 같고..

또..

대선에 민감해져있었다. 노씨가 당선되서 매우 나쁘게 흥분해있었고..

그리고 몇일 뒤에는.. 2002가 2003이 되는것이..

마치 숫자놀음인것처럼.. 그렇게 느껴졌다.

일년이 지나도록 변한게 하나도 없다. 아니.. 더 나빠졌나?

변한모습이 하나도 없다는건.. 그동안이 정말 숫자놀음이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어쩌면 나는…

2003년을 변하는 해로 삼을 생각은 하지 않은채.. 처음부터..

나는 그냥 그런놈. 모르겠다. 귀찮다. 이렇게..

처음부터 포기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아쉽다 올해가. 서운하다. 뭘했는지 모르겠다.

내 상태는 갈수록 안좋아졌고.. 그럴때마다 한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제 열흘남았다.

숫자를 거의 다 세어간다.

슬프다. 내자신이.. 나를 보면 불쌍하다. 자기연민이 아닌.. 정말 슬픔으로 슬프다.

내 인생은 지금 토요일 오후 세시. 어정쩡한 상태.

인생은 9회말 투아웃부터.. 본게임은 아직 멀었다.

어쩌면.. 무얼하기에도 늦은시간이 아니라..

뭘 버리기에도 아까운 시간인지도 모른다.

와라 2004년. 한판.. 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