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가는 빵집에는

빵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매대 속의 빵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반품장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빵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손님이 오는 까닭이요

유통기한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빵들이 다 쉬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케익과

별 하나에 도넛과

별 하나에 찰깨빵과

별 하나에 식빵과

별 하나에 쨈과

별 하나에 소보루, 소보루

어머님, 나는 빵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아침때 오븐을 같이 했던 앙꼬빵들의 이름과 바케트, 맘모스,

모닝롤 이런 이국 빵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뱃속에 들어간

빵들의 이름과 값비싼 사탕들의 이름과 피자빵, 데니쉬,

고로케, 모카빵, 쁘띠, 스폰지, 소프트 프랑스, 아몬드 브리오슈 같은 만들기 어려운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반품통 속에 남았습니다.

빵이 반품통 속에 남았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오븐옆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숫자가 적힌 반품장 위에

내 이름자(字)를 써보고

마감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아까운 이 빵들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오늘이 지나고 나의 가게에도 손님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반품장 위에도

자랑처럼 없음이 무성할 게외다.

(역시 재미없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