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


사람의 마음에는 방이 여러개 있다고들 하잖아.

아. 남자의 마음엔 방이 여러개, 여자는 하나. 였나?

아무튼 뭐.. 그럼.

사람마음에는 집이 한채씩 있다 치지 뭐.

그런데 말이야. 내가 얼마전에.. 어쩌면 꽤 오래전일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조용히 골방에 들어앉았어.

오른쪽에 내 스킨 보여?

저렇게 말이지. 나 홀로 골방에..

이곳 이야기를 해줄께.

여긴 아무도 없어. 아무것도 없지.

골방이라는게 그렇잖아. 심지어는 방음도 안되거든.

바깥에서 나는 소리가 다 들려.

내가 소리를 내도 금방 들킬지 모르지.

그래서 때론 아무 말도 할수 없는거야.

숨죽이며 바깥의 소리들을 들어보기도 하고..

어떨땐 그냥 내 기분에 못이겨 소리를 질러보기도 해.

그럼 사람들은 밖에서 다 들어버리고 마는거야.

가끔은 불공평하다는 생각도 해.

다른사람들이야 자기방으로 들어가버리면..

안들을수도 혹은 안들리게 말할수도 있잖아.

어쨌든.. 골방에서의 생활은 그래.

혼자 이야기하고 혼자 대답하고..

가끔은 이런 내가 불쌍한가봐.

사람들이 문을 벌컥 열어 이래저래 날 시험해보기도 해.

하지만 난 그 사람들이 정말로 날 걱정해서 그러는거 같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들은 언제나 멋대로 방문을 벌컥 열고는 온 방을 휘젓고는 그냥 가버릴 뿐이야.

참 무례한 사람들.

이따금 문을 갑자기 벌컥 열면 난 눈이 부셔서 너무도 괴로운데 말이지.

조금씩 문틈사이로 이야기 해주고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면..

그편이 더 행복한데 말이야.

사람들은 그걸 잘 모르나봐.

따지고 보면 이게 다 웃기는 일이지.

여긴 다 내 집인데.. 왜 내 집에 들어와서는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애시당초 현관문에 자물쇠가 달려있지 않았던게 문제였어.

하지만 집을 만든건 내가 아닌걸 뭐.

가끔씩은 바깥방으로 나가고싶긴 한데..

아직 난 힘들어.

이렇게 골방에서.. 없는척 하며 지내는게 더 편해.

미안해. 지금은 아무도 초대할수 없어.

당신들이 내 마음에 들어와도.. 날 찾을순 없어.

나중에.. 누군가 이 방문을 조금씩.. 조금씩 열고..

나를 밖으로 나가게 한다면

그땐 이 곰팡이 냄새나는 옷들을 벗고..

깨끗이 목욕하고.. 그 사람을 마주볼꺼야.

그때까지.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