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주도는 몇 단입니까?

만일 당신이 술과 더불어 희로애락을 나눈 세월이 10년이라면, 이제 아마추어 딱지를 떼고 프로에 입단할 때도 되었다. 그 자신이 애주가였던 시인 조지훈이 설파한 주도(酒道) 18단계 중 자신이 어디쯤 와 있는지 생각해 보자.

하나. 술의 진정한 맛과 풍취를 모르는 아마추어 단계

1단계 부주(不酒): 아주 못 마시지는 않으나 안 마심(9급) /

2단계 외주(畏酒): 마시기는 하나 술을 겁냄(8급) /

3단계 민주(憫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김(7급) /

4단계 은주(隱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까워서 혼자 숨어 마심(6급)

둘. 목적을 위하여 마실 뿐 술의 참모습을 즐기지 못하는 단계

5단계 상주(商酒): 마실 줄 알고 좋아하지만 무슨 잇속이 있을 때에만 술을 냄(5급) /

6단계 색주(色酒): 성생활을 위하여 술을 마심(4급) /

7단계 수주(睡酒): 수면을 위하여 술을 마심(3급) /

8단계 반주(飯酒): 밥맛을 돕기 위해서 마심(2급)

셋. 술의 진미?진경에 통달하고 참모습을 깨달은 단계

9단계 학주(學酒): 술의 진경(眞境)을 배움(주졸奏卒-초급) /

10단계 애주(愛酒): 술의 취미를 맛봄(주도酒徒-초단) /

11단계 기주(嗜酒): 술의 진미에 반해서 마심(주객酒客-2단) /

12단계 탐주(耽酒): 술의 진경을 체득함(주호酒豪-3단) /

13단계 폭주(暴酒): 주도를 수련함(주광酒狂-4단) /

14단계 장주(長酒): 주도 삼매(三昧)에 들어 마심(주선酒仙-5단) /

15단계 석주(惜酒):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낌(주현酒賢-6단) /

16단계 낙주(樂酒): 마셔도 그만, 안 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며 마심(주성酒聖-7단) /

17단계 관주(觀酒):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는 없음(주종酒宗-8단) /

18단계 폐주(廢酒: 열반주):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됨(9단, 명인)

부디 과도한 송년회로 한 해가 가기도 전에 열반주를 마시게 되는 불상사가 없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