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 취업

어제 새벽 네시에 낭만다방 들으면서 손발이 오그라 들다못해 대 폭소를 하며 “방송사고 아니야?”를 의심하다가 엎드려서 랩탑을 두들기던 자세 그대로 잠든게 아마 새벽 6시가 좀 넘은 시각이었을듯.

오전 9시 반. 느닷없는 전화벨 소리에 어젯밤 이메일로 보낸 이력서를 보고 누가 전화한건가 싶어 부랴부랴 핸드폰 있는데로 기어갔다.

전화를 받았더니 아뿔싸, 어제 면접봤던 창고배달직이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좀 해보고 연락 드릴게요.”라고 대답을 듣고 사무실을 나선게 어제 3시 10분. 회사 퇴근이 6시 반이라는건 알고 갔기에 밤이 되도록 연락이 없는것은 떨어진거겠거니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장님이 학생은 절대 안된다고는 하셨는데…”라며 ‘이야기는 해볼게요’의 분위기였기도 해서 마음을 싹 비우고 있었는데 느닷없이 전화라니. 오후쯤에 “저 어떻게 됐나요?” 하며 조심스레 전화해보려던 계획이 무색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했지만 “사장님이 좀 뵙자고 하시네요.” 라는 한마디에 “네, 언제 갈까요?” 라고 바로 대답을 해버렸다.

“지금 오시면 됩니다.”

네. 한마디로 통화를 끝내고 바로 샤워.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청바지에 티셔츠에 운동할때 신는 운동화를 받쳐신고 후다닥 출동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사장님은 간단하게 어제 면접내용만 확인하시고는 기사님 (근데 이사님인지 헷갈린다. 세일즈및 회사 돌아가는것도 관리하시는걸로 봐서는 이사님을 기사님으로 들은건지도.)을 따라서 배달을 다녀오라는것. 사무실 들어선지, 사장님 얼굴을 처음본지 10분만에 차키를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운전만 7시간. 배달을 다 돌고 돌아왔다. 왜 가는길마다 그렇게 막히는지. 토하는줄 알았다. 이런식이라면 개강후 공부와 병행은 절대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 사장님께 9월부터는 파트타임이 아니면 힘들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아직 두달정도 시간이 더 있으니 좀 익숙해지고 나서도 안되겠는지 생각을 좀 해보자고 하신다. 나야 무조건 일해서 돈을 벌고 싶지만…

회사엔 월, 목 6시에 수업이 있다고 이야기 해두었다. 실제로는 월, 목 점심 직후에 수업이 있을것 같다. 게다가 한 과목은 언제가될지 아직 발표가 안난 상태. 어차피 시간표가 확정이 난게 아니라서 8월즘에 확정이 되면 말씀드릴 생각이다. “파트타임 아니면 힘들것 같아요.”라고 첫날부터 이야기를 했는데 “생각해 봅시다. 내일 봐요.”라고 대답하시는건 못하게 되는건 그때일이고 그때까진 고용 보장이란 말씀이신가.

암튼 당장 입에 풀칠할 돈이 생겼으니 일단은 만족이다.

7시간동안 막히는 길만, 그것도 옆에 상사를 태우고 운전을 했더니 급 피로가 쌓인다. 급 취업. 급 출근. 급 피로. 그러고보면 어제 3시간쯤 자고 이러고 다닌거네 오늘.

다니는 내내 ‘음악 듣고 싶어, 책 보고 싶어, 역시 운전대 보다는 키보드인가, 아 차 세우고 사진 찍고 싶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정신이 산만했다.

내일은 한글학교 마지막날. 어제 면접볼때부터 일이 있다고 말씀을 드려놔서 못가게 되면 못가면 그만이겠지만 한글학교 끝나고 창고 물품들이 뭐가있나 좀 배워보러 가야지 싶다.

오늘부로 올빼미 생활은 강제종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