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이닝이 문을 연 1706년으로 부터 300년이 지난 작년, 트와이닝에서 300주년 기념 티를 내놓았습니다. 라벨에 적힌 그대로 읽자면 Twinings of London, 300 years of Twinings quality and great taste in a special Celebration Blend of Assam, Kenyan & Ceylon tea. (300 years of expertise) 입니다. 말 그대로 아쌈, 케냐, 실론의 블랜드입니다. 티백과 잎차 모두 판매하고 있었는데 저는 잎차를 샀습니다. 무려 Limited Edition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인 소망으론 Queen Mary나 다시 팔았으면 하지만.

Img 0306왼쪽의 기념틴속에 오른쪽의 종이상자가 들어있는 포장입니다. 종이상자 안쪽에 비닐포장으로 티가 들어있습니다. 200g은 원래 비닐포장으로 들어있나요? 트와이닝은 항상 100g단위로 밖에 안사봐서 당연히 틴에 알루미늄 밀봉이 되어있을줄 알았습니다. 여튼 틴 자체가 워낙 여유있는 사이즈인지라 지퍼백에 이중밀봉하기도 수월했습니다.

틴과 안쪽 종이상자엔 많은 정보들이 적혀있었습니다만 옮겨적기 귀찮은 관계로 글의 마지막에 이미지로 첨부하도록 할께요. 대부분 회사소개 내지는 이 차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회사소개야 구글을 하시던 네이뇬에 물어보시던 금방 찾으실테니 넘어가고, 이 차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우리말로 옮겨보면 300주년을 기념해 엄선한 티들을 블랜딩 한것으로 골든팁 아쌈과 강하고 향좋은 고급 리프 레어티로 이루어졌다고 적혀있습니다. 무엇보다도 orthodox, 잎을 거의 부수지 않은 차라는게 맘에 듭니다. (브로큰을 싫어하는건 아닌데 그래도 완전한 리프티가 더 좋은건 어쩔 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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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꺼내어 보았습니다. 잎 상태는 아주 양호했고 중간중간 골드팁이 섞여있었습니다. 촬영당시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색이 조금 안맞네요. 전체적으론 Tippy Assam같은 인상이 들었습니다. 차는 워밍한 포트에서 다시백을 사용하여(시음기 쓰는 자세가 안되있군요 ‘ㅅ’) 2분30초 우려내었습니다. 물을 붓는 순간부터 색이 많이 진해지길래 조금은 쫄았지만 믿음을 가지고 밀어 붙였다고나 할까요. 훗.

Pict4962수색은 짙은 붉은빛이 돌았습니다. 최근 홍차를 굶었더니 더 붉어보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꽤 짙은 편인건 확실한듯 합니다. 향도 짙은 편이어서 non-flavour블랜딩중엔 근래 가장 강한 향이었던것 같습니다. 역시 오래 쉬어서 그렇게 느낀지도 모릅니다. 향도 그렇고 첫 모금에서도 그랬는데 굉장히 ‘F&M의 Breakfast tea’같은 느낌이 났습니다. 깔끔하면서도 진한, 그러니까 전혀 물맛이 나지 않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엥간한 스트레이트에선 약간 밍밍한 끝맛이 있기 마련이었는데 진하다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쓰거나 코를 찌르는 그런 강함은 아니었고 굉장히 묵묵하게 뒷맛을 지켜주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과연 300년의 역사를 기념하는 블랜딩이었다, 라고 블랜더를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굉장히 칭찬일색의 시음기었나요? 한가지만 더 칭찬하자면 냉침으로 우려내어도 깔끔하고 분명한 맛을 낼듯합니다. 기회가 되면 몇개 사재기 할까도 싶어지는 티입니다. Limited가 아닌 정식 라인이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박스들을 스캔해 올리면서 이번 시음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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