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잡스의 2008년도 키노트가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07년도의 가장 큰 이슈가 iPhone이었다면 올해의 빅 이슈는 단연 Air입니다. 전부터 랩탑 라인에서의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고 특히 경량화와 타블렛 두가지 경우로 예측이 요약되었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2주전까지만 해도 타블렛노트북으로 예상하시던 분위기었는데 며칠전부터 사진과 함께 MultiTouchPad 트랙패드와 경량화 노트북이 새로 라인업할것이라는 구체적인 루머가 돌기 시작하더니 결국 그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12인치 맥북을 기대했는데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이번 맥북에어의 출시에 대단하다, 혹은 실망이다 하는 반응들이 나뉘고 있는데 그 이유를 잠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줄정리를 먼저 하자면 “쌈빡한데 포기하고 가는게 너무 많다.“는 결론입니다.

MacBook Air closed.

이름에서도 보듯 맥북에어의 컨셉은 ‘에어’, 깃털같은 노트북이라 하겠습니다. 한국에서 맥북의 디자인때문에 맥북을 구입한뒤 윈도우머신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는데 저 디자인에 저 무게라면 수많은 여성분들이 지름신의 영접을 하리라 예상되는 부분입니다. 사이즈는 기존의 13인치 맥북과 같은 면적에 두께가 혁신적으로 얇아진 사이즈입니다. 2cm도 안되는 두께이기 때문에 실제 노트북을 오픈시킨 상태에선 슬립한 핸드폰두께정도 되겠습니다. 발표회때는 아주 서류봉투에서 스윽 꺼내주는 센스를 보여주실정도로 얇고 휴대하기 좋습니다. (이 광고 보실때 정신줄 좀 잘 잡으셔야 할겁니다. 실성해서 주문결제 하고있을지도..) 무게도 1.36Kg이라는 초 경량입니다. 화면은 기존의 맥북과 같은 사양에서 LED백라이트가 채용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모니터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멋진 물건을 만들어냈다는데 사람들은 또 열광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그저 ‘갖고싶다’라는 욕구가 솟구치긴 합니다.

멀티터치 트랙패드도 굉장히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미 아이폰과 아이팟터치에서 선보인 멀티터치 트랙패드는 트랙패드 사용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리라 생각됩니다. 아이폰을 사용하면서 느낀것은 멀티터치방식의 직관성이 정말 나의 맨손으로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정도로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처음엔 신기하고 며칠있으면 별 느낌이 안들긴 합니다만 없으면 확 불편해지는 그런 물건이랄까요.

이제 논란이 되고있는 부분입니다. 단순히 디자인때문이라기 보다는 ‘휴대용’이라는데 철저히 목적을 맞춘듯한 사양입니다. 우선 사이즈를 획기적으로 줄여야하다보니 빠진것들이 좀 많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씨디가 들어가지 않습니다. 물론 USB를 통한 외부씨디롬(DVD포함하여 간단히 씨디롬으로 부르겠습니다.)을 연결가능하지만 추가로 외부기기를 장만해야한다는 불편함이 남습니다. 게다가 외부기기 연결 가능한 단자라고는 USB구멍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씨디롬 달고나면 다른 기기를, 심지어 USB메모리도 달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MacBook Air peripheral connections: Micro DVI, USB 2.0 port (up to 480 Mbps), Audio out. 보시다시피 랜선을 꽂는 포트도 없기때문에 랜카드역시 USB 외장으로 해결합니다. 약 3만원가량이라고 하는군요. 물론 무선랜 기본내장이라 요즘처럼 무선랜이 보편화되는 시기에 그리 큰 문제는 아닐거라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렌카드는 없으면 불편한게 사실이니까요. 이처럼 많은 부분을 외장으로 해결하도록 해놓고 포트는 달랑 USB 1개로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이 굉장한 걸림돌로 남습니다. 철저히 휴대용, 사무용으로 만들어진 사양이라는것이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은근히 낮은 사양과 비싼 가격입니다. 초박형의 외장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인텔에서는 맥북에어를 위한 초소형 특별 CPU를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그 스팩이 코어 2 듀오에 1.6과 1.8기가로 기존의 2.0과 2.2기가 맥북에 비하면 낮은 사양입니다. 게다가 메모리도 2기가 하나로 딱 못박혀있습니다. 기존의 맥북은 1기가 기본이긴 하지만 4기가까지 확장이 가능했었지요. 한국처럼 페러럴이나 VMW같은 윈도우에물을 많이 사용하는 지역에선 CPU와 메모리는 되도록 커야할텐데 이점이 조금 걸립니다. (물론 1.6기가 + 2기가 메모리면 페러럴도 쌩쌩 잘만 돈다고 들었습니다만 옵션이 없어지는건 아무튼 불만입니다.) 그리고 또 크게 이슈가 되고있는 SSD의 경우 64기가로 80기가 하드에 비해 용량이 훨씬 줄어드는 반면 가격은 10만원100만원가량 더 비싸지게 됩니다. (SSD란 기존의 하드드라이브를 플레쉬메모리로 대체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엄밀히는 다르지만.) 물론 구동속도와 전력, 소음과 발열면에서 월등히 좋다고는 하지만 외부기기 연결이 불편한 상태에서 80 -> 64기가는 좀 뼈아픈 손실입니다. 게다가 기본가격만도$1799로 18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인데 거기에 1.5배가 넘는 총액으로 펄쩍 뛰는면서도16기가를 잃게된다는 계산은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맥북에어는 철저히 USB메모리를 통해 자료를 출납하고 30~40기가 가량의 하드를 사용하며 노트북을 항상 휴대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비지니스맨과 학교수업용의 서브컴퓨터에 철저히 정조준된 모델입니다. 인터넷과 오피스, 일정관리등의 라이트한 사용을 위한다면 최고의 물건이 되겠지만 이거 하나로 이것도하고 저것도하기엔 굉장히 무리가 있는 모델이 되겠습니다.

아무튼 한동안 맥북에어로 인터넷은 좀 시끄러울 전망입니다. 실용성면에선 좀 떨어지는것도 같지만 집에 컴퓨터 한대씩은 다들 있는 상황에서 진정한 휴대용 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궁금해지기도 하는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노트북이란건 이래야한다!” 는 입장이므로 CPU업그레이드만 된다면 바로 옮겨탈 예정입니다. (물론 대학원진학이 전제조건이긴 합니다.) 12인치로 모니터크기도 조금 줄어들어서 일반 책사이즈와 같은 면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13.3인치가 뭔가 미묘하게 책보다 크기때문에 들고다닐때 좀 불편합니다.) 저정도의 무게에 저정도 성능과 디자인이라면 진정한 노트북이 아닌가 싶습니다. 데스크탑과 노트북을 철저히 개념분류한 잡스횽아의 방침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입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올해안에 저걸 구입하는 일은 없을것 같군요. ㅋㅋ

하나더. 알루미늄외장에 저정도 얇기라면 손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도 자주 발생하지 않을까요? 미끌, 꽈당 사고라도 발생한다면.. ㅎㄷㄷ

*쓰인 이미지는 애플홈페이지에서 직접 이미지링크로 불러왔습니다.

10:15분 수정 : SSD옵션은 10만원이 아닌 100만원이네요. $999라는걸 보고서도, 100만원이라고 처음에 써놓고서도 “어, 잘못썼네.” 하고 10만원으로 고칠정도로 저장장치옵션치곤 너무 비쌉니다. 물론 여러 해택이야 있다지만 여전히 왕부담되는 옵션가격임엔 틀림없네요. 그립감에 관한 이야기 추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