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곳이 있다. 대략 5월말이면 생각나는곳.

4~5월은 ‘왕가위’기간이라고 개인적으로 믿고있는 나에게 그러한 근거없는 믿음을 제시한 공간이기도 하다.

혜화동 로타리, ‘공간사랑’이라는 곳이다.

지금은 있는지 어쩐지 모르겠다. 열심히 구글질 해보아도 대학로 민토 (공간을 채우는 사랑)아니면 소극장 공간사랑만 나온다. 그리고 어렵게 검색해낸 결과.

안녕하세요? 저희 ‘공간사랑’은 여러분들의 정기모임이나 친목도모를 위해 편하게 만남을 가질수 있도록 마련한 동호회 전문 대여 카페입니다. 세미나, 정모, 번개, 워크샵, 미팅, 생일, 이벤트 등 여타의 모임이 모두 가능합니다. 서울 혜화동 대학로에 위치해 있구요. 8평짜리 공간에 빔프로젝트를 통한 120인치 대형 화면으로 DVD 7.1채널 시청이 가능합니다. 최신영화(DIVX)나 DVD도 영화관처럼 관람하실수 있습니다. 모임에 필요한 술과 안주는 가까운 슈퍼에서 싸게 사서 즐기세요. 저희는 시간 단위로 적당한 대여료만 받고 이 모든것을 통채로 대여해 드립니다. 저희는 딱! 한 팀만 받습니다!(예약제) 자신의 소중한 물건처럼 소중히 다루시고 깨끗히 사용하신다는 약속만 해 주시면 됩니다. 더 자세한 것은 http://cafe.daum.net/spaceinlove 나 011-783-1904(공간사랑)으로 전화주시면 친절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되세요~^^*

한성대 동아리 게시판에 ‘공간사랑’주인이셨던 분께서 남기신 글. (http://mydasom.net)

소개글에 있는 카페를 가봐도 문을 닫으신듯 하다.

이곳을 처음 찾았을때, 그날은 비가오는 저녁이었다. 왕가위삼림 정모로 갔었던 그곳에서 우리는 아비정전을 보고있었고 시원한 캔맥주에 비오는 혜화동로타리가 내려다보이는 창문에서 가로등 불빛을 받던 가대 성당과 그 앞 고가도로는 내 머릿속에 잊지못할 한장으로 기억되었다.

소파 깊숙히에 파묻혀 보았던 아비정전. 아무 생각없이 내용도 모르고 보았던 어린시절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물론 지금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도 나는 참 어렸었지만.

어쨌든 그 순간이 ‘내 안의 블루’를 재발견한 몇 안되는 순간이었고 지금도 창 너머로 차 지나가는 소리 (비에 젖은 길위로 차가 지나가는 소리)를 들을 때면 그 날 창너머로 본 혜화고가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한없이 블루해진다.

해마다 그 즈음이 되면 꼭 비가 오기 마련이고 그것과 동시에 그 장소도 자연히 떠오른다.

한없이 그립다.

공간사랑.jpg
‘공간사랑’의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창문이 문제의 그 창문. 영화 상영중에는 커텐을 쳐놓기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싶어 커텐넘어 열어둔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었다가 그 풍경을 보았다. 사진은 ‘왕가위삼림’에 정모 소개글에 남아있던걸 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