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저녁에 찬양예배가 있습니다. 요즘 찬양팀을 섬기고 있는지라 보통 금요일은 늦은 오후부터 교회갈 준비를 해놓고는 합니다. 그런데 그날은 유난히 점심을 아주 늦게, 3시쯤 라면을 끓여먹고 밥도 말아먹고 TV도 보면서 늘어지게 먹고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씻고 준비해야겠다 싶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샤워를 하려고 보니 룸메이트가 이미 샤워를 하고 있더군요. 룸메이트가 나오면 바로 해야겠다 하면서 잠깐 누운것이 그만 또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룸메이트가 저를 깨우더군요.

“형, 여섯시 십오분이에요.”, “형, 삼십분 남았어요.”

겨우 눈을 떴는데 이게 왠걸, 속이 불편했습니다. 저도 모르게 헛소리가 튀어나왔습니다.

“정훈아, 아이스크림 사줘.”

그렇게 헛소리를 하다가 샤워를 하고 교회에 갔습니다. 악기를 연결하고 찬양연습을 하기 시작하는데 오늘따라 유난히 목소리도 음이 떨어지고 박자도 못맞추겠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예배가 준비가 안되고 있었습니다. 찬양이 되지 않고 예배가 되지않는데, 저는 그 상황에서 내려놓고 무릎을 꿇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어떻게 된일인지 이미 나의 마음이 굳어있는게 느껴지기 시작하는것이었습니다. 전심으로 회개하지 못하고 전심으로 주 앞에 나가지 못하는 나의 모습. 깜깜했습니다. 사실 어떻게 그날 찬양을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찬양팀 전체적으로 힘든 날이었고 인도하시는 전도사님도 식은땀을 줄줄 흘리시던 날이었습니다. 다만 그 와중에도 찬양 가운데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시고 마음을 움직이시는 은혜를 경험한것만은 기억이 납니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되돌아 보았습니다. 한주간 깨어있지 못했던것도 문제가 있었지만 진짜 문제는 예배를 준비하며 정결함을 구하지 못했던데 있었습니다. 라면에 밥말아먹고 디비 누워 TV를 보며 잠이 들다니. 게다가 되도록이면 인스턴트 음식은 피해야할 몸임에도, 그 주에는 더더욱 회개할 일도 많았음에도 정결함을 구하지 못하고 조미료 덩어리를 먹고 누워서 히히덕 거리다가 잠이 들었으니, 이미 그날은 예배의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 말씀을 보는데 그날따라 음식을 탐하는것과 술에 대한 말씀을 주셨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그날 늦은 오후에 먹었던 라면이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같은 고기도 잔치에 쓰이는 복된 고기가 있는가 하면 음식을 탐하는자의 탐욕의 고기가 있는데, 그날 제가 먹은 라면은 이미 마음 가운데 예배를 준비함이 없었기에 부정한 음식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예배전에는 라면을 먹지 말자고 다짐했지만, 여러분, 예배를 준비하는자는 정결함을 사모해야함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먹는 음식 그 행위 자체를 판단하는것이 아니고 그 마음이 하늘의 신령한 만나를 먹고 준비가 되어있는가, 세상의 부정한것을 먹고 꼬인속으로 아무 생각없이 예배의 장소로 나오나, 하나님은 그것을 묻고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