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면 두번의 만우절이 떠오른다.

첫번째가 고1때의 만우절인데 서울에 상경한 이후 단 한번도 권력의 맛을 보지 못하던 -__- 나는 고등학교에 입성하면서 무려 ‘반장’이라는 타이틀을 쥐게 되었다. 그딴게 뭐 별거겠냐만… 남녀합반에 학급 성비가 여학우 우세였기에 나는 그 점에 아직도 의의를 두고있다는 거지. 뭐 반장선거 물밑작업에 대한 에피소드는 나중에 기회되면 하기로 하고 (은근히 재밌었음) 만우절을 맞이하여 “뭔가 해봐” 하는 학우들의 무언의 압력속에 나는 평소 친분을 쌓아가던 옆반 반장 얼큰이양과 합동작전을 개시. 무려 교실을 바꾸는 해프닝을 준비했던것. 하지만 내가 참 미련했던게… 9반 학생이 모두 10반으로 이동하고 10반 학생이 모두 9반으로 이동하면.. 선생님들이 바꿔 들어가면 그만이잖아!!! 나중에 선생님들로 부터 “바보”소리를 들었다. 기획력의 부재. 재미난건 아직은 학기 시작 1달밖에 안됐기에 학급 임원과 몇몇 튀는 학생들만 자기자리를 지키고 나머지들이 교실을 바꿨더라면 선생님들은 학생들이 바뀐걸 몰랐을 것이라고 들어온 선생님들이 지적해주셨던것. 나는 정녕 바보였나. 이후 10반 담임선생님께 불려가 좀 혼나고 (근데 우리반 담임선생님은 그걸 모르셨다능) 가뿐히 마무리 되었다.

그날도 비가 오고 있었지.

4월하면 떠오르는것들이 있다. 비, 혜화동, , 캔맥주, 만우절,

두번째가 바로 장국영의 기일. 꽤나 이른 싸이월드 유저였던 나는 싸이월드를 통해 만난 지인들에게 그날 아침부터 (실은 자정을 지나자마자 부터) 호되게 만우절 장난에 당해야 했고 각종 포털사이트의 조크에 웃음을 지었더랬다. 학교 점심수업 중간에 쉬는시간을 틈타 전산실에 들러 인터넷을 사용하다가 포털사이트에 속보로 그의 사망소식을 접했다. 만우절 농담이겠거니 했는데 자세히 알아보니 사실. 심지어 언론사들도 제보가 만우절 장난인줄 알고 있다가 뒤늦게 난리가 났던 것이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장국영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갖고있지는 않았다. 그저 영화에서 자주 접하던 중국배우 정도? 그런데 신기한건 그의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의 영화들이 두어개 머릿속을 스쳐가면서 한없이 슬퍼지더라는것. 오전까지만 해도 만우절 장난질을 하면서 희희덕 거리던 내가 안색이 싹 바뀌어 교실에 들어오니 애들이 ‘뭐야?’ 하는 표정이 되었던 기억이 난다. “만우절인데, 농담이겠지” 하고 계속 되뇌었던 기억도 나고.

아무튼 오늘은 만우절.

많은 사람들이 즐겁게 장난도 치고.. 또 많은 사람들이 장국영을 추모하기도 하고..

아비정전 극장 재상영도 한다고 하니.. 만우절의 추억들이 하나씩 떠오른다.